민감성 피부의 정의와 진단 및 원인

  어떤 자극에 의해 피부가 따끔하거나 화끈거리고 땅기는 느낌이 들면 민감성 피부일 수 있습니다. 보통 자극이 발생한 후 1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다른 피부 병변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민감성 피부의 원인은 크게 피부 장벽의 손상, 신경학적 원인, 면역학적 원인으로 나뉩니다. 

민감성 피부

민감성 피부의 정의

  화장품을 사용하고 나서 피부 자극이 쉽게 일어나는 피부를 민감성 피부(sensitive skin)라고 부릅니다. 피부과학적으로도 아직까지 명확한 정의가 있는 피부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정상인의 피부보다 외부의 자극이나 알레르기성 물질, 환경 변화 및 인체 내부 원인 등에 의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를 통상 민감성 피부라고 말합니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 피부에 자극이 가해지면 피부가 땅기거나 따갑고, 화끈거림을 느낍니다. 또 통증이나 가려움증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주관적 정의에 의한 민감성 피부는 정상적으로는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자극을 접한 후에 화끈거리거나 소양감 등의 증상만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피부 병변은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얼굴에 화장품을 사용하고 나서 이런 증상을 보인 사람들은 1~10% 정도에 해당하고, 민감성 피부를 호소하는 환자들 중에 50% 정도는 주관적 민감성 환자입니다. 반면 객관적 정의에 의한 민감성 피부는 증상이 발현되는 동시에 홍반, 팽진, 수포, 농포, 구진, 인설 등의 피부 이상 소견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보통 남자보다 여자에서 발생 빈도가 더 높고, 여름철에 피부가 더 민감해집니다. 따라서 자외선이 민감성 피부의 증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감성 피부의 진단

  환자들 중 50% 정도는 주관적 정의의 민감성 피부 환자라고 했습니다. 즉, 민감성 피부 환자들은 보통 눈에 보이는 피부 병변 없이 증상만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 자체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환자들의 증상은 원인 자극에 노출되고 나서 1시간 이내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수분에서 수시간까지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피부에 홍반이 발생한 경우도 다른 피부질환과 감별해야 해서 어렵긴 하지만, 따갑거나 당기는 등의 증상과 함께 홍반이 발현된다면 민감성 피부일 수 있습니다. 보통 주관적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 역시도 주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대답하는 설문지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sensitive scale-10 설문지 형태가 보고되었습니다. 

민감성 피부의 원인

  민감성 피부의 병인으로 제시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피부 장벽의 손상 때문입니다. 민감성 피부에서는 중성 지방이 감소하고, 스핑고 리피드가 증가합니다. 이처럼 세포 간 지질 조성 변화가 피부 장벽의 안정성 감소와 연관이 있습니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나 자극원들이 피부를 쉽게 투과해 경표피에 수분 손실이 일어납니다. 또 민감성 피부를 가진 환자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도 높습니다. 

  두번째는 신경학적 반응의 과도한 증가 때문입니다. 민감성 피부는 작은 피부 자극에도 과한 신경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있지 않지만 민감성 피부의 경우 신경전달물질을 좀 더 많이 분비하거나, 신경 전달 물질의 제거 속도가 느리거나, 만성적으로 신경 말단에 손상을 입었거나, 신경 전달 과정 자체가 특이할 수 있다는 가설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최근에 연구된 바에 따르면 다양한 화학적, 물리적, 열 자극에 반응하는 TRP 채널(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hannel)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TRPV1은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에 대한 반응을 매개하는데, 이것이 자극받아 활성화되면 피부 장벽의 손상 회복이 느려집니다. 또 TRPV1 길항제를 처리하면 손상되었던 피부 장벽이 회복되는 연구결과도 있어서 민감성 피부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번째는 면역반응이 증가해서입니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 면역반응이 증가해서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TRPV1이 활성화되면 substance P와 같은 신경펩타이드가 많이 분비되는데 이는 피부에 존재하는 여러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시킵니다. 만성적 면역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민감한 피부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인 이외에도 환경적 요인이나 화장품 사용 등의 생활습관, 호르몬 등 내분비적인 요인들이 민감성 피부의 증상 발현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